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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꼬나보기

실패로 끝난 롯데 쿠데타,신격호 해임

오늘 2시경 '일본 롯데홀딩스, 신격호 대표이사 전격 해임'이라는 짧은 기사가 속보로 떴습니다. 


▲신격호 회장의 그나마(?) 가장 최근 사진


후계 작업에 한창인 롯데그룹은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사실상 후계자로 낙점돼 정리가 되어가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롯데그룹의 창업주이자 절대권력자인 신격호 회장이 퇴진도 아닌 해임이라니, 세간의 눈길이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롯데는 재빠르게 공식 입장을 발표해 일본 롯데홀딩스는 대표이사를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절차를 밟은 것이며, 앞으로도 신격호 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롯데 관련 보고를 지속적으로 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표이사를 명예회장으로 추대한다'는 표현은 사실상 해임을 인정한 발언입니다. 연합뉴스는 롯데그룹의 2세 경영에서 밀려난 신동주 첫째 아들이 아버지를 앞세워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현재로서는 이 기사가 가장 신빙성 있는 추론으로 보여집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첫째 아들 신동주 전 롯데그룹 부회장





이번 사태는 어제(27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친족 5명과 함께 전세기 편으로 일본으로 건너가며 시작됐다고 합니다. 그의 일본행은 한국 롯데그룹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비밀리에 추진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주도한 것이 전 일본롯데 부회장, 신동주 첫째 아들이라는 것이죠. 친족 중에는 롯데 자이언츠의 신동인 구단주 대행도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롯데 팬 여러분 이종운 해임은 기대하지 않는게 좋겠어요...ㅠㅠ)



신격호 총괄회장은 일본에 도착해 둘째 아들 신동빈을 비롯한 이사 6명을 해임하라 지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해임한 6명 중 한 명인 '쓰쿠다 다카유키'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세간에 돌고 있는 '치매설'을 강력히 뒷받침하는 대목입니다. 한마디로 제정신이 아닌 아버지를 앞세워 첫째가 반란을 시도한 것이라는 것이 이번 사태의 시발점인 거죠.


▲ 작년9월 베트남에서 함께 섰던 신동주(좌),신동빈(우) 형제. 가운데는 두 사람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


둘째 신동빈 회장이 즉각 반격을 가합니다. 이 사태를 정식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으로 규정, 아버지까지 해임하는 절차를 진행한 것이죠. 오늘 오전 신격호 해임은 그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사실상 롯데 그룹의 지배적인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신회장은, 아버지의 힘으로 물려받은 후계자의 힘을 활용, 아버지에게 칼을 겨누게 된 것입니다. TV 드라마에서나 보던 <황금의 제국>,<로열 패밀리>의 현실판입니다.


▲롯데그룹의 후계자, 차남 신동빈 회장.


롯데 그룹은 삼성이나 LG와 달리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지배구조가 베일에 쌓여있던 비밀 제국이었습니다. 삼성의 이병철이나 현대의 정주영과 같은 존재인 94세의 신격호 회장. 그는 좀처럼 공식석상에 나타나는 일이 없는 은둔형 경영자였고, 직원 3명에 불과한 포장재 비상장회사 '광윤사'의 50% 지분을 활용해 100여개의 계열사를 지배한다고 알려진 인물이었습니다.

신격호 회장의 치매설이 설령 사실이라 하더라도,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를 해임시킬 정도로 후계구도는 이제 명확해진 듯 합니다. 광윤사에 대한 부분도 과장된 부분이 있거나, 아니면 그 지분마저 둘째 아들이 상당 부분 확보했을지 모르겠습니다. 

흥미진진하기까지 한 막장 재벌 기업의 쿠데타 꼬라지. 후속편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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