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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꼬나보기

전창진도 모자라 문경은까지? 불안한 대한민국의 단상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프로농구 안양 KGC 전창진 감독에게 결국 구속영장이 발부됐습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올해 2월20일, 2월27일,3월1일 세 차례에 걸쳐 전창진 감독이 당시 자신의 팀이던

부산 KT의 경기를 고의로 조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해서 혐의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흘러가는 흐름은 유죄일 공산이 커 보입니다.

 

 

강동희 감독이 징역형을 선고받고 프로농구에서 영구퇴출된 것이 불과 2년 전 일이고, 절친한 동생이 불명예스럽게 떠나는 모습을 옆에서 생생히 봤을 전창진 감독이 과연 승부조작을 했을까,제발 아니었으면 좋겠다 했던 바람이 무너질 것 같습니다.

전 감독의 성격상 인정하기보다는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일 것 같은데, 어쨌든 우리는 또 하나의 전설이 이렇게 무너지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골수 농구팬은 아니지만, 고향인 부산에 전창진 감독이 부임할 때의 설레임을 기억합니다. 결국 성적부진으로 물러났지만, 그 멤버로 부산KT를 경쟁력 있는 팀으로 만들어낸 것,평소 경기에 임하는 그 뜨거운 열정을 보며 많은 부산 팬들은 전창진 감독을 응원해 왔습니다. 때문에 지금의 이 사태가 아직도 믿기지 않는 거겠죠.

 

 

강동희,전창진에 이어 또 이상한 소식이 들립니다. 바로 문경은 SK감독인데요, 경찰은 승부조작 혐의를 갖고 있는 2월20일 경기 전날 문경은 감독과 전창진 감독의 두 차례 통화를 수상하게 여기고 있는 듯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2월 20일은 바로 KT와 SK의 경기가 있었던 날이고,KT는 SK에게 15점 차로 완패합니다. 다음날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두 감독이 경기 전날에 통화를 한다는건 얼핏 이해가 되지 않을 대목입니다.


경찰수사의 칼날이 문경은 감독을 향하고 있는 흔적은 여기저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평범한 우리는 강동희,전창진,문경은. 프로농구계의 레전드이자 감독으로서도 최고의 연봉을 받는 이들이 도대체 무엇이 아쉬워 이런 짓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만큼 인간이 유혹에 약하고 돈에 약하다는걸 입증하는 단면 같아 슬픕니다.프로농구 감독은 분명 명예로운 일이지만 정규직이 아니다보니 그들은 언제나 고용 안정, 수입 안정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어떻게든 더 안정적인 수입을 통해 심리적인 편안함을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그들은 재정적 안정은 고사하고 당장의 신체적인 안정도 꾀할 수 없을 지경으로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불안하고, 기회에 목말라 합니다. 실력과 명성이 입증된 그들에게는 유혹의 기회(?)가 얼마나 많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얻은 명성만큼 그들을 롤모델로 삼고 꿈을 키우는 이들도 있다는걸 생각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전창진 감독의 무죄를 바라고, 문경은 감독은 참고인으로 끝나기를 바랍니다. 정치나 경제에서 도덕적으로 희망이 없고 하루하루가 불안한 대한민국에서 스포츠 영웅은 국민들에게 작은 위로와 귀감이 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전설의 몰락은 단순히 그 사람에 대한 실망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대한 실망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순간이 될까봐, 그게 많이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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