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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꼬나보기

빌 코스비는 누구인가?추악한 권력형 성범죄


뉴욕매거진에서 '코스비:그 여자들(Cosby:The Women)'이라는 제목으로 빌 코스비에게 성폭행당한 35명의 여성이 나란히 앉아 얼굴을 공개하는 파격적인 표지를 내걸었습니다.





성폭행 혐의로 빌 코스비를 고소한 46명의 여성 중 35명이 용기를 냈습니다. 무려 30페이지에 걸쳐 여성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기사의 서문은 이렇습니다.

'더 이상 두렵지 않다' : 빌 코스비에게 강간당한 35명의 이야기, 들어주지 않았던 사회에 대해.


코미디의 대부라 일컬어지는 빌 코스비는 수 십년동안 수 십명의 여성들에게 진정제 등을 먹이고 강간을 일삼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줄곧 혐의를 부인해왔고, 검찰도 공소 시효가 지났다며 기소를 하고 있지 않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여성들에게 약을 먹이고 성관계를 하는 것은 강간"이라며 직격탄을 날렸고, 기사가 가져올 파급력을 감안할 때 어떤 형태로든 수사가 진행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937년생으로 한국 나이 79세. 빌 코스비는 미국의 코미디언,작가,프로듀서, 가수입니다.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일상을 담은 시트콤, 교육 콘텐츠 등을 주로 제작했습니다. 1984~1992년 8시즌에 걸친 <The Cosby Show>의 제작 및 주연으로 미국의 국민아빠가 됐고, 흑인 사회의 우상이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1990년 3년동안 <코스비 가족>이라는 제목으로 KBS2TV를 통해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방영되어 익숙한 인물입니다. 지금 30대 이상 정도의 분들이라면 누구나 아 코스비 하고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도 친숙한 인물입니다. 워낙 코믹하고 가정적인 캐릭터였기 때문에 그만큼 충격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코스비 가족>은 미국 사회에서 'Cosbymania'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빌 코스비는 미국 사회 진화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습니다.그는 1992년 <코스비 가족>을 종영하고 수많은 학교에 기부를 했으며, 특히 아틀란타의 한 학교에 2천만불을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다. 모두의 아버지로 존경받던 그는 숨겨진 딸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나타나 4천만불의 협박을 받기도 했고(불륜은 인정했습니다), 아들이 살해당하는 등의 순탄치 않은 전성기를 보냅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헌신했고,최근까지도 콘서트를 꾸준히 하고 새 TV 시리즈를 준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였습니다. 최근까지도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리스트에 포함될 정도로 빌 코스비는 단순히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성폭행 파문이라니 미국 사회의 충격이 이만저만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이는 엄연히 '힘'을 이용한 폭력이고 범죄입니다. 우리나라도 사회 지도층 인사가 저지르는 성범죄가 유야무야 넘어갈 때 국민들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떠올리며 허무해하고 원통해합니다. 몇 년 전 우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장자연씨의 자살 사건이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40명이 넘는 여성들이 그동안 쉬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전 세계가 존경하고 칭송하는 빌 코스비에게 강간당했다고 주장해봐야 누가 믿어주겠는가 하는 무력감이었을 것입니다. 꽃뱀 취급이나 받을 것이라는 두려움은 그들을 숨게 만들었을 겁니다.


이들이 이제야 용기를 냈습니다. 그들이 당한 범죄의 방식은 놀랍도록 유사하다고 합니다. 권력형 성범죄는 추악한 범죄입니다. 부디 미국 사회가 엄벌을 내려 한국 사회에도 강한 메시지를 던져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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