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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의 영화추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Grand Budapest Hotel) 리뷰 - 아름다운 병맛의 극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Grand Budapest Hotel),2014

감독 : 웨스 앤더슨

제작 : 몰리 쿠퍼, 크리스토프 피셔 등

출연 : 랄프 파인즈, 토니 레볼로리, 애드리안 브로디, 틸다 스윈튼, 주드 로, 에드워드 노튼 


FOR

화면 예쁜 영화의 끝판왕이 궁금한 사람

평소 정리된 책꽂이나 마트 진열대에 오르가즘 느끼는 사람 (especially 가운데정렬 덕후)

배우들이 카메라 쳐다보는거 거부감 없는 사람

긴박한 상황에 말도 안되게 웃기는거 좋아하는 사람


NOT FOR

리얼리티 강박자 모두 즉시 로그아웃

주드 로, 에드워드 노튼 주연인 줄 알고 보려는 사람

미스터리라고 추리하는 영화 기대하는 사람

옛날이랑 지금이랑 왔다갔다 하면 영화 포기하는 사람

2014년 미국 타임(Time)지가 선정한 최고의 영화로 뽑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이 작품에 대한 평론가들의 

대체적인 평을 하나로 모으면,

'2차 세계대전 이전의 풍요로운 유럽의 모습에 

향수와 해학을 갖고 풀어낸 영화'

정도 되겠습니다.


영화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30년대 영화 기법, 

당시의 시대적 정황 따위에 대한 공부가 필요합니다만,

사실 우리에게 중요한건 그런게 아니고...

"재밌냐?"죠. (저만 그런가,.)


영화검색 해보시면 장르가 미스터리, 드라마 

뭐 이럴텐데..

저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장르를 감히 

'코미디'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아주 경쾌하고 세련됐습니다.

재미있습니다. 

막 빵터지는건 아니고 

히죽히죽거리게 되는 그런 재미.

주인공의 묘한 병맛에 중독되면 진짜 재밌습니다.

 호불호는 분명 갈릴거예요.

(이렇게 빠져나가봄)


그 왜, 예쁜 여자를 보면 남자들은 

같은 말을 해도 더 재밌게 듣고, 

같은 생각을 해도 더 착하게 느끼고

뭐 그런 심리가 있잖아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예쁘고 똑똑한 여자 되시겠습니다..


색감도 색감이지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예쁨은 바로 

'가운데 정렬'에 대한 강박입니다.

필요도 없는데 예뻐서 뭘 자꾸 사는 분,

책꽂이에 꽂힌 책의 키가 안 맞으면 잠이 안 오는 분.

이 영화 보시고 마음을 달래세요...


영화를 본 게 아니라 

미술관에 다녀온 기분이라는 평을 많이 봤는데,

당연하죠. 

장면 하나 하나가 액자에 담긴 그림 같거든요.

영화 내내 이런 구도를 유지하고요, 심지어는

...


장면 안에 박스를 하나 더 만들어 정리하는 

정리변태 수준에 도달함...

이만하면 영화에 분칠은 제대로 했죠?


똑똑하다고 말하는 부분은 영화 곳곳에 보여주는 센스.


영화는 과거의 이야기를 현재의 사람이 

들려주는 방식으로 왔다갔다 하는데,

현재 시점일 때는 화면비가 16:9,

과거 시점일 때는 화면비가 1.33:1.

각각 다르게 보인다는 겁니다.

옛날 화면 비율을 따라서 그렇게 촬영을 달리한 거죠.

이게 알고 보면 이 작품만의 꽤 섹시한 포인트입니다.


주인공인 구스타프(랄프 네이먼)는 

아무리 긴박한 상황에서도

그만의 유머와 허세를 잃지 않습니다.

남루한 행색, 쫓기는 상황에서도 

시를 읊고 향수를 찾아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보면,

영화 내내 영화 안으로 동화되지 않고 

정말 이야기 듣듯이 한 발짝 뒤에서 보게 됩니다.

배우들이 카메라를 중간중간 쳐다보거든요. 

"얘기 잘 듣고 있어?" 뭐 이런 겁니다.

이건 제작진이 의도한 그대로라 어색할 필요도 없고.

거창한 의미를 새길 것도 없습니다.

(에곤 쉴레의 그림을 부숴버리는 등 

미술계에 대한 조롱을 담은 유머같은건 

부해볼만 하긴 하지만..)


편하게 즐기시고,

편하게 감탄하시고.

찍는다고 고생했겠다 찬사를 보내주세요.


리오의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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