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오의 영화추천

버드맨 (Birdman) 리뷰 - 사랑받는 존재가 된다는 것

버드맨 (Birdman), 2014

감독,제작 -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주연 - 마이클 키튼, 엠마 스톤, 에드워드 노튼


FOR

> 지금 자존감이 바닥을 기는 사람

>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에 짜증난 사람

> 삶에서 '존재감'에 의미를 많이 두는 사람

> 실수할까봐 긴장한 배우들 눈빛보며 

낄낄거리고 싶은 변태


NOT FOR

> 슈퍼 히어로가 지구 구하는 영화인줄 아는 사람

> 자존감이 지나치게 높아서 

도대체 어떻게 하면 겸손하지 고민인 분

> 멋진 풍경, 화려한 배경, 밝은 색감 좋아하는 분 

(90% 칙칙한 실내)

> 영화 중간에 끊고 화장실 가거나 

담배 피는거 자주 하는 분 


슈퍼히어로물 '버드맨'의 헐리우드 톱스타 리건.

지난 영광을 뒤로 하고 

꿈과 명성을 되찾고자 브로드웨이에 도전.

그러나 작품성 없는 액션배우에다 

늙기까지 한 그에게 대중은 관심 1도 없음.

돈도 없고, 가족도 안 믿어주는 한 노장의 고군분투기.


"내가 지구상에서 사랑받는 존재라고 느끼는 것"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자막으로 던지는 한 마디입니다.

버드맨은 다시 사랑받고 싶은 

한 노장의 치열함을 2시간에 담았습니다.

여러분은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언제 느끼십니까?

또는, 언제 그 가치를 잃어버렸다고 느끼십니까?


"나는 나를 너무 사랑해서 그딴거 모름"

"혼자 사는 세상 혼자 가는거지 존재는 뭐"


이렇게 말하는 분 일단 로그아웃.

우리는 대부분 살면서 자존감의 위기를 경험합니다.

취직이나 사업에 실패하든,

사랑이나 결혼에 실패하든,

학교다닐 때 찌질했던 애가 너무 잘 나가든,

아니면 그냥 나이가 먹어가든.

내가 보는 내가 맘에 안 들기 시작합니다.

남이 보는 나도 맘에 안 들거라 생각합니다.

어깨가 쳐집니다. 고개가 숙여집니다.

왜 사나 싶습니다.


버드맨의 리건은 용기있는 사람입니다.

가족과 평단과 대중의 무시와 편견을 뒤로하고

갈 길을 갑니다.

물론 엄청 헤맵니다.

마음대로 잘 안됩니다. 

고통스럽습니다.

죽고 싶습니다.

이 영화는 '노인의 재기, 감동의 휴먼드라마'가 

아.닙.니.다.


잃어버린 자존을 찾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리건의 고통에 공감이 조금이라도 되신다면

당신의 2시간은 꽤 괜찮게 채워질 거예요.


곁들여,

이 영화 119분동안 딱 세 컷으로 찍었습니다.

롱테이크의 진수, 원테이크의 미학 이런게 아니고요,


한 컷당 평균 40분을 쭉 찍었단 말이죠.

(39분 찍다가 NG 나면 새로 찍어야 함...)

대사나 적나요.

배우들 부들부들 하는게 중간중간 보입니다.

너무 안됐고, 너무 멋집니다.

영화가 워낙 테이크가 길고 

대부분 실내라 칙칙해서 자칫 지루할 수 있어요.


그럴 땐 명배우들의 긴장된 명연기에 주목해보세요.

요거 꿀맛임여.

특히 마이클 키튼과 에드워드 노튼의 케미는 그냥 쩔..


아무튼...

무력하지 맙시다.

기꺼이 일어나 사랑받읍시다.


준비는 나중에 하시고, 일단 일어나실까요?


리오의 별점 : ★★☆

 

덧2) 김치 그거 아무것도 아님. 우리부터 외국인 차별하지 맙시다.


공감은 로그인이 필요없으며, 더 좋은 글을 쓰라는 작은 격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