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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스포츠 이야기

웨이버 공시, 쉐인 유먼을 추억하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24일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을 웨이버 공시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웨이버 공시는 '권리포기'라는 뜻으로 방출을 의미합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뽑기 위해서는 24일까지 웨이버 공시를 완료해야 했는데, 유먼이 재활 4주가 소요된다는 진단결과를 받자 한화 구단은 고민 끝에 유먼을 방출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유먼의 방출은 며칠 전부터 이미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습니다. 5강 안에 드느냐 마느냐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한화가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고, 김성근 감독 역시 "고민이 많다"는 말로 퇴출에 무게를 둔 발언을 했습니다. 올시즌 꾸준히 5이닝 이상을 소화해준 유먼이지만, 기복이 심하고 부상이 잦으면서 결국 KBO를 4년만에 떠나게 됐습니다. 여름엔 유독 강하던 유먼이라 더욱 아쉬움이 큽니다.


쉐인 유먼은 2012년, 경찰청 입대로 롯데의 좌완 에이스 장원준의 공백이 생기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선발되어 처음 한국 무대에 등장했습니다. 특히 장원준이 2011년 15승을 올리고 군대를 떠났기 때문에 그 부담감이 매우 컸을 겁니다.



유먼은 첫 등판에서 147km의 공을 뿌리며 7이닝 6피안타 3실점을 올려 데뷔전부터 강력한 인상을 남깁니다. 5회에 잠시 흔들리며 3점을 내줬을 뿐, 완벽에 가까운 등장이었습니다.

유먼은 2012년 방어율 2.55, 13승 7패, 142탈삼진으로 장원준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습니다. 그의 체인지업은 알고도 못 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강력했고, 직구에는 힘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재계약에 성공한 유먼은 2013년에도 여전히 위력적인 투구를 해주며 13승 4패,141탈삼진을 올립니다. 그런데 2012년보다 피홈런 수가 늘었고(10개→19개), 방어율이 2.55에서 3.54로 치솟으면서 조금씩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2012년 성적이 워낙 좋았을 뿐, 투구이닝도 더 많았고, 3점대 방어율에 13승 투수를 또 어디서 구해오느냐는 여론이 훨씬 높았기 때문에 유먼은 어렵지 않게 2014년에도 재계약에 성공합니다.

2014년은 본격적인 유먼의 노쇠화가 나타난 때입니다. 겉으로 보면 12승 10패로 나빠 보이지 않았지만, 방어율이 무려 5.93까지 치솟았고 투구이닝은 2013년에 비해 40이닝 이상 줄었습니다. 유독 유먼만 선발로 나오면 타격이 폭발했기 때문에 12승을 올릴 수 있었지, 구위가 현격히 떨어진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불펜이 약한 롯데의 특성상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고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것이 중요한 용병 선수에게 롯데 구단이 더 이상 미련을 둘 이유는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3년간 롯데를 위해 헌신한 유먼을 팬들은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고, 올해 한화에서 뽑았다는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해준 롯데 팬들이었습니다. 워낙 경기운영 능력이 좋고 성격도 원만해 재기하기를 기대했지요.


결국 2015년 7월 24일, 쉐인 유먼은 4승 6패 4.52의 평범한 성적을 남긴 채 한국 무대를 떠나게 됐습니다. 그가 용병이 아니었다면 4~5 선발급으로 이만한 선수도 없지만, 외국인 선수에 대한 칼날은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아마 앞으로 유먼을 한국 무대에서 보기는 힘들겠지요.찜닭을 유난히 좋아했고, 인종차별적 발언 실수를 했던 김태균 선수를 쿨하게 안아줬던 인간적인 선수.그는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였고, 모범적인 용병이었습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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