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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스포츠 이야기

롯데 구단에 대한 마지막 기대를 접는다.

 

▲롯데 자이언츠의 주전 우익수 손아섭

 

롯데 자이언츠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인 손아섭.그의 부친이 지난 7월 17일 눈을 감았습니다.다행히 임종은 지켰지만,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어렵게 휴가 이야기를 두 차례나 꺼낸 손아섭 선수의 요청을 구단은 거절해 버렸습니다. "팀이 어렵고 형평성 문제도 있으니 정말 악화되면 가봐라"는 말과 함께요.

지난 7월1일 타격 중에 손목에 공을 맞아 부상당한 김민하 선수를 바로 교체하지 않고 수비까지 시켜 도마에 올랐던 이종운 감독은, 손아섭 선수가 휴가를 요청한 그 날 팀의 역전홈런에 두 팔 벌려 포효했고,손아섭의 요청을 묵살한 데에 대한 여론이 들끓자 "아섭이가 훈련과 출전을 자청했다"고 말하기에 이릅니다.

 

▲이 날은 손아섭 선수가 아버지의 위독함을 말하며 휴가를 요청한 바로 그 날입니다.

 

이종운 감독은 실력을 떠나 그 자리에서 당장 내려와야 할 사람입니다.

올해의 성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수들을 대하는 자세가 이미 아닌 사람입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엔 선수가 아내의 출산이나 가족의 위독함을 구단에 알리지 않으면 오히려

혼이 났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은 "가족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면서 무슨 야구냐"며 불호령을 내렸다고 합니다.이종운 감독의 개인적인 인격을 묻기 전에,롯데 구단의 선수단 운영에 이제 넌더리가 납니다.

애당초 롯데 구단이 없었다면 저런 감독도 탄생하지 않았겠지요.

 

 

▲ 그리운 얼굴. 강민호와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제리 로이스터.

 


구단의 우승과 오른팔을 바꾼 영원한 에이스 최동원 선수를 은퇴 후에 이 구단 저 구단 떠돌게 만들고,

죽고 나서야 영구결번하고 동상 세우며 쇼하고, 전세계에 유례가 없는 타격 7관왕을 거머쥔

이대호 선수에게 7천만원의 견해 차로 KBO에 연봉조정신청까지 가게 만들고,

호텔에 CCTV를 설치해 선수단을 감시한 롯데 구단.

 

좌완 에이스로 팬들의 사랑을 받던 장원준 선수가 돈과 상관없이 팀을 떠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죠.이대호에게 간판 대접을 안 해주는건 원래가 짠돌이 구단이라서,

CCTV 사건은 사장의 열정이 지나쳐서 라고 최대한 합리화해가며

 

자이언츠를 응원해왔습니다. 네, 롯데 팬들 호구 맞습니다. 알고 있지만 롯데 팬들에게

지지 구단을 바꾸는건 종교 바꾸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는 말처럼 쉽지 않아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러나 손아섭 선수에 대한 롯데 구단의 자세를 보며 이제는 마지막 지지를 거둘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수들 생각해 응원한 팬의 한 사람이지만, 선수들을 위한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가족이 위독한데

감히 '형평성'이라니요, '더 악화되면'이라니요. 저런 구단을 위해 응원가를 만들고, 유니폼을 사주고,

운동장에 간다는건 수치스러울 지경입니다.

 

이 와중에 손아섭 선수는 "더 이상 아버지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달리 뭐라고 말할까요. 가슴이 아픕니다.

 

롯데 구단에 대한 응원을 애써 거두려 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