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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꼬나보기

광복절 임시공휴일 지정의 진짜 의도는?

정부는 광복70주년을 기념해 국민사기진작 차원에서 오는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8월 15일이 토요일이라 하루 휴일을 더 주는건데요, 국무총리실은 4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같은 결정을 발표했습니다. 은행을 비롯한 모든 관광서는 쉬게 되고, 10인 이상 사업체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 합니다.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찬성했습니다. 재계 역시 메르스와 가뭄으로 침체된 내수경기를 살리는데 도움이 될거라며 이례적으로 적극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부는 '광복 7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대단히 의욕적인 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왜 하는지는 모르겠음..) 

황교안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여 민족긍지 분과, 국운융성 분과, 미래희망 분과라는 정체불명의 부서를 나누고 국민화합 대축제, 세계평화회의, 한반도 국제포럼 등 거창한 이름의 행사들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슬로건은 '위대한 여정, 새로운 도약'입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어떻게 도약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는 내수경기의 진작, 국민사기 진작 등의 의도가 분명 없는 것은 아니지만, 땅에 떨어진 박근혜 정부에 대한 지지도를 제고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두루뭉술하게 말했던 '국민통합' 차원의 사면과 연계된 것은 아닌지, 국정원 직원 자살 사건을 이쯤해서 잊으라는 건 아닌지, 조금 걱정입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경제인 사면도 할 수 있다며 계속해서 간을 보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2년간 나라의 빚은 무려 78조 증가했습니다. 경기침체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사실 좀 심각하죠.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대기업 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한 사면권 행사를 제한해야 한다","부정부패나 비리 연루자에 대한 사면은 국민을 분노케 한다"라고 강조했던 것과 달리, 유독 이번 광복절을 앞두고는 국민 통합 차원의 사면을 많이 말합니다. 언론은 '통큰' 사면 운운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SK부회장, 구본산 LIG 전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유력한 사면 대상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말 뒤집기를 서슴지 않았던 박대통령이라 해도 이번 사면은 정치적 부담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안 할 분도 아니고, 안 할 상황도 아니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김무성 대표가 '시의적절'이라며 이미 판을 깔아놓았고, 원유철 원내대표 역시 경제인이 포함될 것이라고 미리 예고해 놨습니다.


사면은 기정사실화되고 있고, 국정원 직원 자살 사건으로 국민의 의혹이 온통 정부에 쏠려 있습니다. 아무리 해명해도 의문은 쌓여만 갑니다. 이 때 국민의 눈을 '놀고 쉬는'데로 돌릴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내놓은 카드가 '임시공휴일'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고속도로를 전면 무료화하고, 고궁, 휴양림 등을 무료개방하는 것은 한 마디로 "제발 나가 놀아라"에 가깝습니다. 3일의 황금 연휴가 됐으니 앞뒤로 붙여서 짧게 해외여행도 다녀올 수 있겠습니다.




이번 정부는 유독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어떤 액션을 취한 일이 많아서, 조금 오바섞인 우려를 해봤습니다. 

물론 쉬는 거야 좋죠. 하지만 뭔가 "우리끼리 알아서 할 테니 제발 신경끄고 건들지 마쇼" 하는 기분이 들어서. 

조금 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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