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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의 영화추천

영화 '서약'-다시 만나도 사랑하시겠습니까.

 

 

서약,The Vow

드라마,미국,2012

감독-마이클 수지

주연-레이첼 맥아담스,채닝 테이텀

 

레이첼 맥아담스,채닝 테이텀 주연의 <서약>입니다.

작품을 보기 전에 엄청 슬픈 영화라는 소리를 들어서 좀 걱정했는데(신파는 딱 질색),

그렇게 보일 여지도 있지만 비극적 영화는 아닙니다.

충분히 멘탈 유지하시면서 볼 수 있습니다.

 

 

 FOR

△모범적 남편상 알고싶은 분

△레이첼 맥아담스 팬

△뻔하지만 재미있는 사랑영화 찾는 분

△사랑의 힘을 믿고싶은 분

 

NOT FOR

△레이첼 나오니까 달달하겠지 싶은 분

△엉성한 캐릭터에 분노하는 분

△답답한 사랑에 열불나는 분

△실화라니까 현실적이겠지 하는 분


기억상실증이라는 뻔하디 뻔한 소재를 가지고 실화에 기반해 만든 작품.

여주인공 '페이지' 역할을 맡은 레이첼 맥아담스는 <어바웃 타임>,<시간 여행자의 아내>,<미드나잇 인 파리>,

<노트북>에서 입증된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이번에도 완벽하게 그녀만의 페이지를 만들어냅니다.

 

 

그나저나 레이첼 맥아담스는 <시간 여행자의 아내>에서 남편 땜에 오지게 고생하더니,

<서약>에서는 복수 제대로 하네요 ㅋㅋ 하지만 사실 썩 공감가는 캐릭터는 아닙니다.

사고 후 결혼 전 기억만 갖게 된 그녀가 현실을 거부하고 과거로 돌아가려고 하는 부분은

 

이해되기도 하지만 결혼 전후 달라진 삶에 대한 태도가 지나치게 방어적이고, 과거의 남자에게

선 긋는 모습 등은 뭔가 억지스럽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남편인 레오도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페이지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면서도,정작 그녀를 위해 지킨다고 한 '비밀'은 그렇게 대단해보이지 않습니다.

고작 그것 때문에 아내를 잃을 각오를 한다는건 영화 맥락상 도저히 인정해주기 힘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약>은 볼만합니다.

기억을 잃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며,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든 사랑이

끝난 사람이든 누구에게나 있는 '처음'에 대한 회복을 돕는 부분이 분명히 있거든요.

<서약>의 제작진이 의도한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사실 명확하지 않습니다.

변하지 않는 사랑이라고 하기엔 뭔가 많이 의지박약이고(남자나 여자나),처음 사랑의 회복이라고

말하기엔 두 사람은 위기가 없었고..

 

그나마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것은 부부였던 두 사람이 완전히 낯선 사람이 되었을 때 - 다시 시작하는

자세에 대한 부분입니다.처음 누군가에게 반했을 때, 관심이 생겼을 때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하고

매력적인 사람임을 드러내려고 하는, 소위 '끼부림'에 대한 회복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억이 돌아올 기미가 없을 때, 그 기억을 회복하기보다 새로운 기억을 쌓아주는 모습.

어떤 의미에서 완전히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두 사람은 결혼까지 했기 때문에 일단 속지 않을 수 있다는 전제가 있고, 새로운 추억을 쌓아갈 수도 있습니다.

일면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 앞에 힘들고 지칩니다.기억을 잃어 슬퍼하는 영화이지만, 누군가는 기억을 잃어서라도

슬픔을 잊고 싶습니다.과거의 잘못이나 착오가 가져다주는 고통을 딛고 오늘 좋은 추억으로 덮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묻는 것 같았습니다.

 

 

생의 RESET. 어쩌면 누군가는 간절히 바라고 있을 기회를 <서약>의 주인공들이 받은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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