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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의 영화추천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명품 노인들의 명품 연기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

Best Exotic Marigold Hotel,2012

드라마,123분,영국

감독-존 매든

주연-주디 덴치,빌 나이,톰 윌킨슨,매기 스미스,데브 파텔


FOR

△뭔가 새로 시작하기에 늦은 것 같은 분

△삶의 변화가 두려운 분

△곱게 늙는 팁 하나 배울 분

△인도 구경하고 싶은 분


NOT FOR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이랑 헷갈린 분

△젊고 어여쁜 주연영화만 보는 분

△기승전결 명확한 영화 좋아하는 분

△특수효과,3D 성애자


 





한국 관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입니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존 매든 감독 작품입니다.

2012년 개봉 당시 관객 수가 5만여명에 불과해 소위 폭망한 영화가 됐죠. 제목도 워낙 어려워서 영 입에 안 붙고 말이죠.

속편이 올해 3월 개봉했지만, 한국에서 1편이 워낙 망했기 때문에 개봉은 아마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굉장한 흥행한 작품입니다. 단 천만 달러의 예산으로 전세계 1억3천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1편을 본 리처드 기어가 매료돼 기꺼이 2편에 출연하기도 했죠.


가급적이면 많은 분들이 아는 영화를 이야기하면 좋겠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를 쓰는 이유는 음..정말 좋아서 그래요.

예쁘고 잘생기고 젊은 배우들이 아닌, 황혼기에 접어든 노배우들이 이끌어갑니다.



삶은 끝나가는데, 현실은 불만족스럽고, 뭔가 변화를 필요로 하기에 선택한 인도 여행.

'베스트 엑조틱 매리골드 호텔'은 바로 그 인도에 있는 호텔의 이름입니다.

인터넷 상에서 환상적인 곳으로 묘사되지만, 가보면 문도 없고 수도도 고장난 허름한 곳.


이 곳에서 벌어지는 여섯 노인의 이야기입니다.

조금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영국판 꽃보다 할배'같은 느낌이랄까요.






배우들의 이름이 얼핏 낯설 수도 있지만, 화려한 분들입니다.

007 시리즈와 <셰익스피어 인 러브> 등으로 6번이나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던 주디 덴치,<러브 액츄얼리>의 빌 나이,'덤블도어' 교수님 매기 스미스 등 한 사람 당 출연한 영화만 40~50편 이상에 달하는 대가들이 만났습니다.


화려한 스토리보다는 각각의 분명한 캐릭터들로 이끌어가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면 잔잔한 책 한 권을 읽은 듯한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삶의 황혼기에 있는 분들이 툭툭 던지는 대사 하나하나가 주옥같고 가슴에 깊이 새겨집니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건 현재와 다를 바 없는 미래를 맞이하는 일이다."

"서로 공유하지 않는다면 결혼이 무슨 소용있나 싶어요."

"아직 괜찮지 않다면 아직 때가 아닌 것이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스킨스,채피,뉴스룸의 데브 파텔이 활력을 더해줍니다.


보통 이런 작품은 노년의 사랑이라든가, 죽기 전의 회환이라든가 하는걸 그리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삶의 문이 닫히기 전에도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나는 노인들의 순수한 열정과 삶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줬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오랫동안 곱씹고 싶은 영화를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