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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스포츠 이야기

전창진 감독 자진사퇴, 그 역시 언론플레이의 피해자

승부조작 및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던 프로야구 KGC 인삼공사 전창진 감독이 결국 자진사퇴했습니다. 전창진 감독은 "지난 3개월여간 경찰의 수사를 받았으나 KBL에서 요청한 등록유예 마감 기한 8월 14일 이전까지 해결이 어렵겠다"며 "더 이상 구단과 연맹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이유로 사퇴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전 감독은 앞으로 조속한 사태해결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합니다.

전 감독의 사퇴로 인삼공사는 현 김승기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등록해 새 시즌을 맞을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맡았던 팀들 중에 가장 멤버가 좋다며 어느 때보다 의욕에 넘쳤던 전 감독은 시즌 시작조차 해보지 못하고 중도하차하고 말았습니다. 원주 동부와 부산 KT를 거치며 총 14시즌 동안 정규리그 우승 4회, 플레이오프 우승 3회를 달성하고 정규리그 통산 426승 306패, 플레이오프 통산 41승 33패의 기록을 남긴 명장이었습니다. 









특히 원주 동부에서 KT로 옮길 당시 멤버가 너무 약해 아무리 전창진이라도 가능하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일었으나 전 감독은 KT를 정규시즌 2위에 올려놓고, 다음 시즌에는 41승 13패로 당시 정규리그 최다승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감독상을 5번이나 수상한, 명실공히 KBL 최고의 감독 중 하나였습니다.


그랬던 그가 승부조작에 휘말렸다고 하니 팬들은 처음에 솔직히 믿지 않았습니다. 팀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열정, 경기 내내 보여주는 카리스마와 적극성을 볼 때 명성에 금이 갈 만한 행동을 할리가 없다는 것이죠. 실제로 전창진 감독은 평소에도 자신의 감독 자리에 대한 자부심을 심심찮게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실력이 되니까 좀 '건방져 보여도' 팬들은 인정해 주었죠.




특히 만년 약체 KT를 한때나마 정규리그 우승까지 올려준 감독에 대해 KT 팬들은 그럴리가 없다며 적극 옹호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최근 한 일간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피해를 봤으면 봤지 피해주고 산 적 없다", "농구 인생 40년이 한 방에 무너졌다", "문경은 감독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언론이 너무 무섭다"며 약해진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구속영장이 기각됐고, 아직 재판이 진행되지 않은 만큼 그의 유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어떠한 결론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무죄 추정의 원칙 따위는 깡그리 무시당한 채 연일 경찰의 언론플레이에 시달린 피해자임엔 틀림없습니다.




검찰로 넘어간 이번 전창진 감독의 수사, 부디 공정한 수사 끝에 무혐의 판결을 받아 땅에 떨어진 프로농구의 신뢰가 조금이라도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한식구였던 강동희 감독의 끝이 좋지 않았고, 전토토라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세모자 성폭행 사건을 통해 보듯이 미리 한 사람을 유죄로 단정짓고 비난하는 것은 자칫 부당한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공감은 더 좋은 글을 쓰라는 작은 격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