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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의 영화추천

인사이드 아웃,폭력적인 긍정에 대한 비판

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애니메이션,102분,미국

감독-피트 닥터

주연-에이미 포엘러,필리스 스미스


FOR

△지금보다 어린 시절이 더 좋았던 분

△기초 심리학용어쯤은 알고픈 분

△애들이나 보는 만화라고 꺼렸던 분

△가출 준비중인 청소년


NOT FOR

△공부하는 기분들면 불쾌한 분

긍정의 힘을 맹신하는 분

△애니니까 생각없이 보고싶은 분

복선,암시 이런거 피곤한 분




국내 개봉한 '픽사(PIXAR)'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중 최다 관객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인사이드 아웃>입니다.

적어도 한 번은 더 보고 리뷰를 쓰고 싶었지만, 영화 내릴 것 같아 걍 써봐요 ㅎ


뛰어난 기술을 가진 컴퓨터 회사였지만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픽사는 스티브 잡스의 천만 달러 투자로 애니메이션 회사로 변신, <토이스토리>를 내놓은 이후 애니메이션 업계는 제 2의 호황기를 맞이합니다.




<토이 스토리>,<몬스터 주식회사>,<인크레더블>,<업>,<월-E>,<카>..

<슈렉>,<쿵푸팬더>,<드래곤 길들이기> 등을 만든 드림웍스와 더불어 디즈니가 지배하고 있던 애니메이션 시장에 새 바람을 넣어왔지요.(물론 지금은 디즈니에 인수됐습니다만)


픽사의 작품은 국내에서는 생각보다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토이스토리3>의 148만명이 기록이었는데, <인사이드 아웃>은 개봉 22일차인 6일 430만 명을 넘기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암살>,<미션임파서블5>,<미니언즈> 등의 연이은 개봉으로 서서히 상영종료될 분위기이지만, 분명 큰 성공이지요.



<인사이드 아웃>은 개봉된 후의 평은 약간 엇갈립니다. 어른들을 위한 최고의 애니메이션이라는 평과 아이들이 보기에 난해하고 지루한 작품이라는 평이 엇갈리는데, 아마도 취향의 차이지만 같은 느낌에서 오는 평일 것 같습니다.


예, 결코 쉬운 영화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어려운 영화도 아닙니다.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즐거운 가족영화 한 편 봐야지, 했던 분이라면 쉬운 영화가 아닐 것이고,

심리학의 기초를 가장 친절하게 알려주는 영상을 찾는 분이나 어린 시절의 감정이 변화된 매커니즘을 이해하려는 분이라면 하나도 어렵지 않은 영화일 겁니다.


비교적 짧은 1시간 40분 정도의 시간이지만, 정말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많은 메시지 중에 무엇을 선택해 받아들일지는 온전히 관객의 몫입니다. 추억을 깨우는 영화일 수도 있고, 살아있는 캐릭터들의 재기발랄한 영화일 수도 있고, 머릿 속의 판타지를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는 화려한 영화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받아들인 관점은 '최고의 심리학개론'이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나면 민폐를 끼치는 '슬픔', 정말 짜증났다는 말도 볼 수 있는데요, 조금만 집중해 영화를 보면 피트 닥터 감독은 '긍정', '기쁨'을 강요하는 세상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슬픔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슬퍼할 권리도, 퍼질 권리도 박탈당하고 기쁜 마음으로 일어나 다시 뛰라고 요구하는 세상은 극중 '기쁨'의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쁨'과 '슬픔'은 감정의 가장 큰 두 축입니다. 기쁨과 슬픔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까칠','분노','소심'은 자신들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 채 방황하고, 주인공 라일리는 무기력에 빠져버립니다. <인사이드 아웃>은 5가지의 기본적인 감정이 어떻게 작동되며, 콘트롤할수도 콘트롤하려고 해서도 안된다는 메시지를 다양한 상황으로 그려냅니다.


'핵심기억','장기기억'같은 용어들은 심리학개론이나 마케팅기초에서 흔히 배울 수 있는 단어들인데,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꽤 괜찮은 교보재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지적 오르가즘'도 느낄 수 있습니다.


미드 <오피스>의 팬이라면 반가워할 요소도 숨어있어요. '슬픔' 목소리를 연기한 필리스와 '까칠' 역을 맡은 민디는 <오피스>에서의 '필리스', '켈리' 캐릭터를 그대로 쏙 빼닮아 연기합니다. 저는 이 작품을 보며 "감독이 오피스 팬이구만.."하면서 낄낄거렸네요.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기억해보면서 라일리의 모습과 자신을 비교해 보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건 분명히 어른들을 위한 동화예요. 


그렇다고 어린이들에게 권하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이 아이들은 어린 시절에 봤던 예쁘고 환상적인 영화 한 편을 '핵심기억' 중의 하나로 간직해놨다가 나중에 자란 후에 다시 보고 깜짝 놀라며 반가워할 거예요. 


"이 영화가 이런 영화였어? 와 짱이다!" 


영화를 보면 계속 맴도는 메인 테마곡으로 인사이드 아웃 후기를 마무리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