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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레오, 최현석 디스 딛고 살아나려면?

강레오 셰프가 한 인터뷰에서 

"단순히 재미만을 위해 방송에 출연하면 요리사는 저렇게 소금만 뿌리면 웃겨주는 사람이 될 것", 

"한국에서 서양음식을 공부하면 자신이 커 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자꾸 옆으로 튀고 분자 요리에 도전하기도 한다"

라고 말해 최현석 셰프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소금', '한국에서 서양음식', '분자요리'.

정확하게 최현석 셰프의 캐릭터와 이력을 겨냥한 말입니다. 

어설픈 해명을 했다가 넘어가려던 최현석 셰프 측의 화까지 키웠습니다.

 

 

실력보다 외모로 주목받으며 미운 털이 박힌 맹기용씨,

인지도를 이용해 과도한 가격의 옷을 판다고 비난받은 장미인애씨, 서정희씨,

군대를 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땄다가 13년째 고통받는 유승준씨.


평범한 대중들은 '특혜'에 대해 특히 예민합니다.

우매한 대중의 피해의식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고,

저 역시 그들에 대한 폭력적인 마녀사냥이 싫지만,

적어도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이가 자신의 이미지가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둔게 결코 똑똑한 일은 아닙니다.


강레오 셰프는 대중의 눈에 분명히 '특권층'으로 분류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런던 고든 램지 수셰프, 두바이 고든 램지 헤드 셰프, 런던 비비고 총괄셰프.

대중은 강레오가 외국에서 얼마나 고생했고, 저 자리까지 올라가기 얼마나 많은 고비가 있었을지는 관심 1도 없어요.


'유학가서 엘리트코스 밟은 자의식 센 셰프'


그가 그간 만들어 온 이미지입니다.

그가 '고졸에 20년간 고생해서 힘들게 올라간 셰프'를 비판했으니,

대중이 가만히 있을리가 있나요.


예능 출연에 대해 비판적인 말을 했지만,

정작 본인은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으로만 8개를 출연한 사람이고, 

소속사를 두고 관리를 받는 '연예인'으로 보입니다.

대중은 독설가 쉐프로 인기를 누렸던 그를 향한 열광이 최현석으로 넘어간 것에 대한 질투라고 비아냥댑니다.

 

 

'특권층', '모순덩어리', '질투심'.

이번 사건을 통해 강레오 쉐프가 얻은 3가지 이미지입니다.


일은 벌어졌고, 지금 분위기는 그냥 조용히 방송 끊고 요리하는게 답일 것 같습니다. 

과연 강레오가 '연예인'으로서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길이 있을까요?

 

 

1. 대중이 원하는 방식의 사과


최현석 셰프에게 사과했다는 식의 언론플레이는 그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분명히 처음에 언급한 단어들이 최 셰프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던 사실을 안다면,

"충분히 그렇게 들렸을 것 같다"는 워딩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방송을 더 안 할거면 이 정도도 충분하지만, 

계속하려면 최현석 셰프를 겨냥한 이유를 짚어주는 것도 꼭 필요합니다.

여기서는 대중이 생각하는 '질투'를 써봅시다. 

사과문의 예입니다.


"충분히 그렇게 들렸을 것 같습니다. 요즘 요리를 시작하는 친구들이 캐릭터,색깔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안타까워 요리의 본질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요즘 친구들의 롤모델인 최현석 셰프를 예로 들게 됐고 표현이 과했습니다. 한국에서 서양 음식 공부를 하는 한계를 말할 때는 누가 봐도 최현석 쉐프 개인에 대한 비난처럼 비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무의식 중에 '대세'에 대한 질투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최현석 셰프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직접 사과할 기회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중을 상대해야 하는 사람은 대중이 원하는 말을 해 주어야 합니다.

2. 대중 캐릭터 리메이킹

대중의 용서를 구했다면, 

이제 해야 할 것은 본인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일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임합니다. 

최현석 셰프와 한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더 좋습니다.

본인의 실수로 얻은 3가지 이미지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왜? 대중이 그렇게 알고 있으니까!

'특권층' : 유학파 엘리트의 어설프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희석시킵니다. (ex. 백종원)

'모순덩어리' : 요리사의 본질을 진정성있게 어필하되 정작 행동은 관심받고 싶은 욕구를 표출합니다. (ex.서장훈)

'질투심' : 뛰어난 작품을 선보이는 상대방을 솔직하게 질투합니다. (ex.박명수)


중요한건 자신을 버려야 합니다.

스스로를 희화화하지 않고 대중의 사랑을 받기는 불가능합니다.

똑같은 엘리트 코스를 밟은 백종원 셰프가 대중의 사랑을 받고,

똑같이 자기자랑에 능한 최현석 셰프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그들은 스스로를 버려서 호감을 얻습니다.

마스터셰프코리아의 이승철로 남고 싶다면, 예능 출연은 하지 않으시는게 좋습니다.

▲ 최고의 셰프 샘킴이 김풍을 대하는 자세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연예인 걱정 한 번 해봤습니다.

강레오 셰프의 명민한 대응을 기대합니다.


이는 비단 한 셰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대중의 사랑을 받아야 하는 모든 제품이나 서비스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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