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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R 비틀어보기

손석희 사장, 박원순 시장이 검찰조사를 통해 얻게 될 가치

JTBC 손석희 사장이 공중파 3사 출구조사를 임의로 사용한 혐의로 경찰에 출석했고,

박원순 시장은 메르스 관련 기자회견을 한 것으로 한 의사협회에 고발당해 수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댓글들의 반응은 박근혜 정부가 손석희, 박원순 죽이기에 나선 것으로 프레이밍되어 있습니다.

역대 여론의 관심과 흐름을 가장 읽지 못하는(혹은 관심이 없는) 정부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겠죠.


방송사가 고발했으니까 수사하는거고,

협회가 고발했으니까 수사하는거다.


그러나 온 나라가 메르스와 관련해 

낙타를 뛰어넘는 신박한 대책을 내놓기를, 

더 이상 확산은 없을 거라는 믿음을 주기를 기다리는 동안,


포털 메인에 손석희와 박원순이 떠 버리면,

국민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뚱딴지가 따로 없습니다.


너무나 많은 뉴스가 양산되는 지금,

피곤한 국민들은 뉴스의 메인스트림만 체크합니다.

오늘 뉴스의 흐름은 대구 메르스 - (강정호) - 손석희 로 수렴됐습니다.

이 흐름이 국민의 머릿속에 새겨진 그림입니다.


정부가 조금이라도 이 흐름에 관심이 있었다면,

대구 메르스 - (강정호) - 대구 메르스 해결로 귀결되는 프레임을 쥐었어야 합니다.


손석희 사장과 박원순 시장은 바란 적도 없는 선물을 받게 됐습니다.

수사의 결과는 아무 상관없습니다.

'피해자'라는 훈장입니다.

정서적으로 피폐할수록, 동질감을 주는 사람은 호감을 삽니다.

메르스는 전 국민을 '피해의식'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손석희와 박원순은 그들이 의도치도 않은 사이에 피해자의 아이콘이 되어갑니다.


질병으로 시작된 이번 사태가 정치로 비화되는 포인트입니다.

메르스가 끝나도, 이 의식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옹졸한 정부라는 이미지도 희석되지 않습니다.

이런 결과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이타심에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정치인이나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들은 그들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해가며 홍보대행사를 씁니다.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하나 하나 코칭을 받아가며 

자신만의 캐릭터 구축에 여념이 없습니다.

손사장과 박시장은 돈 한 푼 안들이고 캐릭터 하나 추가여.

여론이 향하는 흐름을 예측하지 못하고 대처하지 못하는 내내,

현 정부는 그들의 잠재적 대항마를 슈퍼스타로 만드는 일등공신이 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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