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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련 이야기

암살-대중영화의 흥행공식,안전한 길을 택하다

암살,2015,쇼박스

액션,드라마,한국

감독-최동훈

주연-전지현,이정재,하정우

 


FOR

△속도감 있는 영화 좋아하는 분

△남자끼리 영화봐야 할 일 생긴 분

△출연진이 빵빵해야 볼 맛 나는 분

△도둑들의 일제시대 버전 궁금한 분

 


NOT FOR

△멜로 라인 없으면 지루한 분

△최동훈 감독의 새로운 면 기대자

△스토리 말고 캐릭터 중심의 영화 싫은 분

△전지현 외의 연기변신 찾으려는 분

 

 

 

 

 

 

단 한 번도 흥행에 실패한 적 없는, 대중영화 만들기의 선수 최동훈 감독의 신작 <암살>입니다.

개봉 5일만에 관객수 300만을 넘어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을 가볍게 첫 주부터 뛰어넘었고,

주중엔 <타짜>를, 주말엔 <전우치>를 차례로 제칠 것으로 보입니다.

<암살>을 보신 분들이라면 느끼시겠지만, 대중적으로 흥행에 실패할 수가 없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빠른 전개와 살아있는 캐릭터, 화려한 출연진의 연기력, 애국적인 소재, 그리고 방학 시즌.

<국제시장>과 <연평해전>의 연이은 성공에서 보듯 국민적 정서를 자극하는 이야기들은 다소 허술한 구성이라도 관객의 몰입도가 높습니다. 게다가 최동훈 감독은 뻔한 소재를 세련되게 표현해내는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에, <암살>은 진부한 배경일지라도 전혀 촌스럽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새롭지는 않습니다.

 

 

배경이 일제시대이고 주인공이 독립군으로 바뀌었지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을 구성해 강한 적의 틈새를 파고들어 임무를 수행하는 작전'이라는 '최동훈식 범죄영화'의 구성은 <도둑들>과 거의 똑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제에 노출되지 않은 독립투사를 모아 팀을 구성하고 타깃을 정해 암살하는 작전. (암살)

최고의 범죄 전문가들을 불러모아 팀을 구성하고 타깃을 정해 훔쳐오는 작전. (도둑들)

 


캐릭터 역시 상당 부분 겹칩니다.

 


진지하고 미션의 주체가 되는 주인공(마카오박 김윤석-안옥윤 전지현), 라이벌이면서 속을 알 수 없는 서브주연(뽀빠이 이정재-염석진 이정재),가볍고 경박하지만 뛰어난 능력을 가진 감초(앤드류 오달수-영감 오달수),참여는 하지만 매사에 불만인 투덜이(예니콜 전지현-속사포 조진웅).

 


이런 캐릭터는 언제 어디서 써먹어도 대중의 공감을 살 수 있고, 매력적이며, 훌륭한 팀플레이어로 손색이 없습니다. 관객들은 어느새 이런 매력적인 팀의 일원이 되어 영화에 기꺼이 참여합니다. 이정재, 오달수는 전작과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고 연기력도 완벽하지만, 진부함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근본적으로는 같은 뿌리를 가진 인물들이기 때문입니다.

 


최동훈이기에 이 정도 속도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보지만, 그럼에도 2시간 2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은 다소 길게 느껴지기도 합니다.미츠코와 안옥윤의 관계, 염석진에 대한 캐릭터 변모 과정 등은 너무 친절하게 설명하려다보니 약간은 장황해집니다.

 


후기 중엔 애국 논리로 감정을 강요한다는 평도 했던데,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는 감정을 억지로 짜내려는 노력은 오히려 의식적으로 자제하는 편에 가깝습니다. 속사포 역을 맡은 조진웅의 츤데레 기질은 흔히 영화에서 있을 수 있는 가벼운 클리셰 정도로 봐도 무방하지, 억지스럽지는 않습니다.

 

 

 

아픈 과거를 잊지 말고 역사를 바로잡자는 거창한 메시지는 없습니다. 전형적인 오락영화입니다. 비교적 안전한 길을 선택하고, 신선함을 찾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저는 최동훈의 영화가 좋습니다. 머리 비우고 신나게 게임 한 판 한 것 같은 상쾌한 느낌은 친구나 연인과 함께 보고 유쾌하게 '재미있었다'고 말할 가치가 있습니다.

 


전지현을 제외하고는 모든 배우가 그 배우에 '너무 예상가능한' 캐릭터였다는 점이 아쉽긴 했지만,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영화관에 많이 들어오는가?" 에 대한 정답을 알고 싶다면 역시 <암살>은 그 답이 될 것입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포토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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