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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 여성비하 논란에 대한 비난이 정당한 이유

지난 3일 방송된 케이블 TV의 '오늘 뭐먹지'에서 성시경이 여성을 비하했다는 여론이 확산되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게스트로 출연한 소녀시대 수영과의 대화가 문제가 됐는데, 성시경은 수영의 손목을 보며 "너무 말랐다, 손목이 부러질 것 같다"고 말했고 수영은 "얼굴에 살이 찌는 체질"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에 성시경은 뚱뚱한 한 여성 스태프를 턱으로 가리키며 "저기 되게 기분 나빠하네요. 여자 분 나오면 되게 싫어하는 분이에요. 얼굴만 찐다고 하니까 갑자기 울그락 불그락"이라며 농담했습니다.


해당 스태프는 얼굴을 가리며 민망해했지만 이내 두팔로 하트를 그려보이며 훈훈하게 마무리했습니다.




그러나 방송 직후 여성들을 중심으로 "갈수록 비호감이다", "진짜 싫다", "쓰레기다", "재수없다" 등의 격정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부 성시경의 팬들마저 "쭉 좋아했지만 피곤하다고 생각했는데 더 못 버티겠다", "참 꾸준하다"는 비아냥도 보이고요.


성시경의 발언은 남자들 사이에서 술자리를 하다보면 흔히 보이는 대화이긴 합니다. 여성을 비하했다기보다는 뚱뚱한 사람에 대한 외모비하라고 할 수 있지요. 



이번 일에 대해 유난히 성시경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그가 평소에 드러낸 '개념남' 코스프레 때문입니다. 그는 JTBC 마녀사냥에서 여성들의 입장을 자주 대변했고, 그 유명한 '쿨몽둥이' 드립은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사기도 했습니다. 


유승준 병역 관련에 대한 소신, 연예인의 인권 등을 이야기할 때 그는 여론을 신경쓰기보다 자신의 논리정연한 사고를 전달해 '건방지지만 옳은 소리하는 개념남'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개념찬 청년역시 외모지상주의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모습에 특히 여성들은 '겉 다르고 속 다른 놈'이라는 인상을 받은 듯합니다. 그가 평소에 했던 여자들에 대한 배려섞인 말들은, 사실은 "예쁜" 여자들에 대한 배려섞인 말들일 뿐이었다는 거죠.



사실 예쁜 여자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그러나 남의 자존감을 해치며 던지는 농담은 주변 사람들 모두가 웃어도 당사자에게는 상처를 입히는 행위입니다. 그 스태프가 성격이 좋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해도, 분명히 그 상황에 상처를 받는 누군가는 있다는 것이죠.


연예인이라면 자신이 던져야 할 농담의 종류와 수위가 있다는걸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똑같은 농담이라도 다른 연예인이 했다면 웃고 넘어갈 수 있었던 일이, 성시경은 자신이 그간 해왔던 말과는 너무나 다른, 외모 중심으로 여자를 보는 자신의 시각을 고스란히 노출시켜 버렸다는게 문제가 됐죠.



지금 성시경 욕하는 애들은 다 못생긴 애들이겠지 말하는 일부의 목소리도 우려스럽습니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봐주고 인정해주지 않는 한국 사회의 작은 단면을 보는 기분입니다. 


성형한국이라며 여성들을 조롱하기 전에, 성형한국을 정말 만든 주인공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한 번 돌아봐야겠습니다.





공감은 더 좋은 글을 쓰라는 작은 격려입니다. :)